연애상담(?) 부탁드려요

저는 여학생이에요.

저에게 전남친이 있는데요,

전남친을 먼저 좋아한 것도, 먼저 고백한 것도 저인데 먼저 차버린 것도 저에요.

처음에 찬 이유는 연애라는게 힘들고 또 부담스러워서 좋아하고 있음을 알고도 찼어요.

근데 그 이후에 한 달이 지나고, 도저히 걔를 못 잊겠어서 다시 사귀자고 했고, 다시 사귀게 됐어요.

근데 제가 고민을 혼자 속으로 썩히는 성격이라서 서운한 게 쌓이고 쌓이고 쌓이다가 결국에는 헤어져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고민을 하다가 의도치 않게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오전까지 잠수를 타버린 거에요.

어떻게 해야 할지 핸드폰 붙잡고 고민하다가 보니 시간이 그렇게 되어버렸더라고요.

(제가 서운했던 건 되게 여러가지인데 첫번째는 남한테 말할 수 있는 비밀을 처음 사귈 때도 말 안하더니 두번째 사귈 때 되어서야 말 한 것이에요. 심지어 저랑 그 친구가 학생회인데 학생회에서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 알고 있더라고요. 작년 학생회 친구들은 다 안다는데, 작년 학생회가 아닌 학생도 알고있다고 하니까 약간 배신감 느꼈어요. 그리고 전남친은 야구를 엄청 좋아하고 몰래 볼 정도로 좋아하는데, 저한테는 연예인 덕질 하지 말라고 눈치 주고, 저랑 눈 마주칠 때 마다 무표정으로 쳐다보고. 물론 헤어지고 나서 들은 소리지만 저랑 눈 마주칠때는 무표정이었을지 몰라도 뒤에서 저를 쳐다보면서는 엄청 웃고있었다고 하더라고요. 학생회 일 해야 하는데 얼른 가자고 조르더니 피씨방 가자고 조르고. 이거 말고도 더 있었는데 지금 급하게 쓰느라 기억이 안나네요)

전남친이 제가 의도치 않은 잠수를 타는 동안 '뭐 서운한거 있어?' 부터 일요일에는 '너 나랑 헤어지고 싶은거지?' 라는 메시지가 와있더라고요.

순간 제가 고민하면서 지금까지 끌어버린게 이미 되돌릴 수 없다는 것과 해명해도 싸움으로 번지거나 오래 못 갈거라는 판단을 내렸어요.

결국엔 마음 정리도 못한 채로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끝냈습니다.

그게 일주일 하고도 이틀 정도 지났어요.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 너무 힘든 걸 느껴요.

제가 위에서 말했다시피 고민을 숨기는 성격인데, 전남친 같은 경우는 제가 평생 숨기고 부모님도 주위 친구들도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먼저 눈치채고 위로해줬어요. 그래서 제가 좀 더 기대기 쉬웠고 그 때문인지 기대는 것에 조금은 익숙해져있었어요. 그랬는데 갑자기 헤어지니까 진짜 막막하고 혼자 떨어진 기분이에요.

제가 아직 전남친을 못 잊었다고 느끼는 게, 다른 여자애들이랑 있으면 질투나고 괜히 마주치면 떨리고 그냥 전남친이랑 계속 엮였으면 좋겠고 그래요. 같이 있고 싶고, 제가 처음으로 사귄 남친이라 그 애랑 모든 걸 처음으로 해서 그게 막 떠오르고 매일 했으면 좋겠고 그래요. 손 잡고 싶고, 그냥 이유 없이 웃고싶고, 같이 놀러다니고 싶고.

오늘도 9시까지 학생회 일 하다가 왔는데, 생각보다 말도 하고 눈도 마주치고 헤어지고 나서도 조금 빠르게 회복되는 것 같아요.

익명 분들게 물어보고 싶은 건 이거에요

지금 이 상태에서 제가 전남친에게 다시 마음을 표현한다면 나쁜걸까요?

여러분이 저의 전남친 입장에서 고백을 받으면 어떨 것 같아요?

전남친의 친구에게 이 일에 대해 상담받아도 될까요?

전남친의 친구에게 상담을 받고 은근히 제 말을 전해달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친구를 통해서가 아닌 전남친에게 바로 말을 해야 할까요?

만약 이 얘기를 전남친에게 모두 하고 나서 거절당한다면 믿을 수 있는 친구로써 잘 지낼 수 있을까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