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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인물은 보디빌더 제이 커틀러다.
특유의 헤어스타일과 저음의 모노톤이 인상적인 인물로
2000년 대에 활동했던 사람이고 정상급 보디빌더이지만
동시에 보디빌딩 역사상 가장 유명한 2인자이기도 하다.
왜냐고?
동시대에 로니 콜먼이라는 괴물이 활동했기 때문이다.
제이 커틀러 역시 훌륭한 스펙을 갖춘 선수이지만
로니 콜먼이 워낙 괴물같은 피지컬을 가진 사람인지라
그가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8번이나 우승할 동안
제이 커틀러는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전성기의 로니 콜먼은 그 훈련방식에 있어서도 타 보디빌더들과 차원이 달랐다.
부상의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머신 운동을 선호하는 필 히스와 달리 로니 콜먼은
프리 웨이트 위주의 트레이닝을 선호했는데 그 중량이 파워리프팅에서나 볼 법한 고중량이였다.
142kg 워킹런지
90kg 덤벨컬
220kg 바벨프레스
360kg 데드 리프트
220kg 바벨 로우
250kg T바 로우
무식한 중량으로 근육을 한계까지 쥐어짜는 훈련을 소화해온 로니 콜먼.
동료 보디빌더들도 로니 콜먼과 함께 훈련하는 것은 자해라고 고개를 내저을 정도.
레그 프레스로 무려 1톤을 세트치는 로니.
이와는 대조적으로 제이 커틀러의 훈련방식은 교과서적이였다.
머신과 프리웨이트를 적절하게 혼합한 정석적인 트레이닝으로
무리하지 않고 정자세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세트를 정확하게 끝마치고
훈련 이후에는 여가활동이나 휴식, 영양 보충에 매진했다.
그는 하루 12000kcal의 음식을 섭취했는데 그 중 600g의 단백질과 함께
꼭 15리터나 되는 물을 마셨다고 한다. 이렇게 물을 많이 마시는 이유는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간이나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또 제이 커틀러의 헬스 강좌를 보면 지시가 매우 일관되고
폼이 정확해서 헬스에 입문한 초심자들에게 유익하다. 영어만 된다면.
시즌기와 비시즌기의 제이 커틀러를 비교한 사진
대회가 없을 때는 저렇게 늘어지나보다.
또 로니 콜먼에게 막혀서 번번히 고배를 마신 것을 생각해보면
로니 콜먼에 대한 악감정이 생길 수도 있는데 둘의 관계는 원만했고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서로를 존중하며 선의의 경쟁을 했다.
비단 로니 콜먼 만이 아니라 동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을 보았을 때
기본적으로 성품이 좋아보인다. 좀 어려운 말로 두루춘풍이랄까?
다음 세대의 필 히스와 카이 그린이 무대 위에서 살벌한 신경전을
벌이며 주먹다짐 직전까지 갈 만큼 관계가 나빴던 것과 비교되기도 하고.
번번히 2등만 하면서도 낙담하지 않고 꾸준하게 노력해온 결과
2006년에는 드디어 로니 콜먼을 꺽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다음 해에도 우승을 했고 2008년에는 덱스터 잭슨에게 밀렸으나
2009년과 2010년 2회 연속 우승을 거머쥠으로서 미스터 올림피아 역사상
최초로 타이틀 탈환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 제이 커틀러.
만년 2등에서 탈피하여 명실공히 챔피언에 등극하였으니 그 감회가 남다를 터.
상술했듯이 제이 커틀러는 정석적, 교과서적인 보디빌딩을 추구했고
"훈련은 정확하게, 영양보충은 엄격하고 꼼꼼하게" 라는 철학을 가졌기에
이를 바탕으로 헬스 서적과 DVD를 발간하고 단백질 보충제 사업 등의
비즈니스로도 큰 돈을 벌었다. 보유 자산이 300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반면 보디빌딩에 온몸을 불사른 로니 콜먼은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
2014년에는 고관절을 인공 고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을 받았고
수 차례의 척추 수술로 운동은 커녕 거동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아예 하반신 마비로 여생을 휠체어나 타고다녀야 할 지경이라고.
10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는데 치료비로 깨진 금액도 무시할 수 없어서
최근에 한 3번의 수술로 날린 금액만 해도 2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무지막지한 훈련과 약물 탓에 뼈가 버텨내지를 못했던 것이다.
현명하게 운동하고 시즌기에도 매일 2시간 씩 마사지받고 병원을 다니면서 몸을 챙긴 제이 커틀러.
그 덕분에 은퇴 이후에도 이렇게 건강을 유지하면서 잘지내고 있다. 여전히 몸짱이다.
더욱이 재산가이기에 최소한 상업적으로는 가장 성공한 보디빌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선수 시절에는 로니 콜먼에게 가려졌지만 현재를 보자면 오히려 제이 커틀러가
승리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물론 로니 콜먼처럼 불꽃같이 역사에 그 이름을
새기는 케이스도 있고 제이 커틀러처럼 안정적인 삶을 우선시하는 케이스도 있는 법이니
가치관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건강이 최고의 자산이다.